모니터나 TV를 살 때 ‘HDR 지원’이라는 말에 혹해서 제품을 고른 적이 있으신가요? 막상 사서 써보면 “이게 HDR 맞아?”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왜일까요? HDR이란 단순히 한 마디로 설명할 수 있는 단순한 기능이 아니라, ‘밝기’, ‘명암비’, ‘색심도’가 복합적으로 갖춰야 진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평소에 헷갈릴 수밖에 없는 HDR 개념과 스펙을, 실제 구입에 바로 적용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꼭 챙겨야 할 기준만 쏙쏙 뽑아드릴 테니, 끝까지 읽고 ‘나에게 꼭 맞는 모니터/TV’를 고르는 기준을 정확하게 정하시길 바랍니다.
목차
HDR과 다이나믹 레인지
HDR은 High Dinamic Range의 약자로 높은 높은 다이나믹 레인지를 의미하는 용어입니다. 다이나믹 레인지란 밝은 곳과 가장 어두운곳 사이의 범위를 의미합니다. 이는 최대 밝기와 최소 밝기로 결정되고 이 범위가 일상 밝기에서 사람의 눈이 인식하는 범위 이상으로 확장되었을 때 HDR이라 합니다.
- 다이내믹 레인지: 영상이 표현할 수 있는 밝기의 범위(최대~최소)
다이나믹 레인지 단위
촛불 한 개가 1 제곱미터에 비치는 광량을 nit (cd/\(m^2\)) 라 합니다. 맑은 날 야외는 10000nit 별빛은 0.001nit정도 이다. 이와 같이 넓은 범위의 빛은 사람이 한번에 익식 할 수는 없지만, 밝거나 어두운 환경에 따라 인식 범위(다이나믹 레인지)를 동적으로 설정하여 현재환경의 최대 밝기와 최소 밝기를 100만, 400만정도의 단계로 나누어 인식한다.
사람 vs 디지털 환경 다이나믹 레인지
사람의 눈과 디지털 환경의 대략적인 다이나믹 레인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사람의 동적 다이나믹 레인지: 밝은 곳과 어두운 곳에서 다이나믹 레인지가 이동
- 거실 불 끈 환경: 1 ~ 100cd/m²
- 밝은 사무실: 10 ~ 300cd/m²
- 디지털 기기의 다이나믹 레인지
- SDR: 0.01~100 cd/m² 표현 (밝은 환경에서 사용하기 부적합)
- HDR: 0.01 이하 ~ 10,000 cd/m² 표현

위의 내용을 토대로 사람 눈과 SDR HDR의 다이나믹 레인지를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SDR의 다이나믹 레인지는 사람의 눈보다 좁다.
- HDR의 다이나믹 레인지는 사람의 눈보다 넓다.
그렇다면 HDR이 적용된 디스플레이의 명암이 모두 동일하게 잘 표현되는 것일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습니다.
HDR 실현 조건
충분한 밝기
디스플레이가 충분한 밝기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눈은 동적인 다이나믹 레인지이기 때문에 밝은 장소 에서는 그 만큼 다이나믹 레인지가 밝은 쪽으로 이동한다. 디스플레이 밝기가 충분하지 않다면 밝은 장소에서 디스플레이의 흰색은 더 이상 흰색으로 보이지 않고 회색으로 보이게 됩니다.
높은 명암비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차이가 충분히 커야 합니다.
HDR은 가장 밝은 흰색과 가장 어두운 검은색 사이의 범위가 사람의 다이나믹 레인지보다 단순히 범위가 넓다는 것이지, 사람의 눈처럼 명암을 100만~400만 단계로 나누어 보여준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가장 밝은곳과 가장 어두운 곳을 나누는 단계를 수치화 한 것을 명암비라고 하고 이 수치가 높을 수록 현실감 있는 명암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는 사람의 눈으로보는 명암과 33:1, 11:1의 명암비로 보는 것의 차이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출처:벤큐코리아공식 블로그)
- 사람의 눈: 100만~400만:1
- 일반 IPS 패널: 1,000:1
- VA 패널: 3,000:1
- OLED: 1,000,000:1

높은 색심도(Bit)
비트 수가 낮으면 다양한 색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합니다.
디스플레이의 색을 표현하는 방법은 하나의 픽셀에 있는 R, G, B(서브픽셀)의 색심도(bit)에 의해 결정됩니다. bit 자리의 개수로 생각하고 각 비트에는 2진법 $0,\ 1$이 들어갈 수 있어 R, G, B(서브픽셀)의 bit는 다음과 같이 계산할 수 있습니다.
- 1bit(1자리): $\square \rightarrow 2=2$가지 값
- 2bit(2자리): $\square \times \square \rightarrow 2\times2=4$가지 값

따라서 색심도(bit)값에 따라 각 R, G, B(서브픽셀) 의 밝기가 달라지고, 한 픽셀에서 표현할 수 있는 색의 단계도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8bit, 10bit, 12bit
8비트의 경우 한 서브픽셀에서 256개의 다른 밝기의 색을 표현하게 되고 R, G, B의 색이 혼합되어 나타날 수 있는 색은 한 픽셀 당 16,777,216 가지가 됩니다.
- 8bit
- 서브픽셀(R, G , B)의 색상: $2^8=256$가지
- 픽셀 색상: $256 \times 256 \times 256=16,777,216$가지
10비트의 경우는 1,073,741,824 (10억 가지), 12비트의 경우 600억가지 색상을 표현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TN패널의 경우 6bit, VA패널은 8비트, IPS는 8bit, 가상 10bit(8bit+FRC), true 10bit를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TV HDR 규격
먼저 TV에 만족하는 HDR 기준은기본적으로 1000nit이상의 밝기를 요구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OLED패널에서 완벽한 실현이 가능합니다. TV HDR규격은 대략적으로 다음과 같고 현재 실현 가능한 규격은 HDR10, HDR10+에 해당합니다.
HDR10
미국소비자기술협회에서 정한 HDR규격으로 다음을 만족해야 합니다.
- 밝기: 1000nit 이상
- 색공간 및 재현율: DCI-P3 100% 이상
HDR10+
2017년 삼성과 아마존 비디오를 주축으로 개발한 규격입니다. HDR-10은 장면이 바뀌어도 동일한 컬러와 밝기를 적용하여, 아주 어둡거나 밝은 장면에서 영상의 질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HDR10+는 매 장면마다 영상에 담김 밝기 데이터 정보를 최적화하는 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DOLBY HDR
규격에 맞는 디스플레이를 찾기 어렵고 현재 개발 중에 있는 영역입니다. 제품에 돌비 비전이라고 해도 스펙에 보면 HDR10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니 주의 해야 합니다.
- 해상도: 4K이상
- 색공간: REC2020 영역 표현
- 밝기: 1000 nit (cd/\(m^2\))
- 명암비: 100만 :1
- 색심도: 12bit
모니터 HDR 규격
속지 말자! TV의 HDR기준과 전혀 다르다!
모니터는 아직도 LED 패널이 주류이므로 TV와 달리 HDR 표준 조건을 구현하기 쉽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모니터에 OLED패널이 들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100만원 정도를 모니터에 투자하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경제성이 매우 떨어져 보편적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니터 HDR은 기준 미달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모니터의 급을 나누는데 HDR의 기준이 되는 밝기, 명암비, 색심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일정 수준 이상의 밝기, 명암비, 색심도를 충족하면 실제 HDR이라고 부르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HDR 등급을 나누어 표기하기로 약속(VESA 국제 기준)하였습니다.
과거에 기술적으로 HDR10을 지원하지 않아도 다이나믹 레인지만 나오면 모니터에 HDR을 명시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니터의 성능이 점차 좋아지면서 국제적인 규격이 필요하게 되었고 현재는 VESA HDR 인증 규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까지도 대부분 모니터에서 규격 없이 HDR만 표기하여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으므로 구입할 때 아래의 규격이나 다른 규격에 대한 명시가 없다면 해당하는 모니터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VESA HDR 인증 목록 확인 하기)
HDR이 적용된 모니터를 사용해 보고 싶다면 500nit이상, 명암비1000:1, 색공간 DCI-P3 90%이상, 심도 8bit+FRC(가상 10bit) 인 IPS모니터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모니터를 선택할 때, HDR 스펙뿐 아니라 색공간, 해상도, 크기, 화면 비율 등 다양한 요소도 함께 고려해야 제대로 된 선택이 가능합니다.
혹시 “DCI-P3와 sRGB의 차이가 뭔지”, “FHD, QHD, 4K 중에 내게 맞는 해상도가 뭔지”, “최적의 모니터 크기와 화면 비율은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궁금하다면 아래의 글도 꼭 참고해보세요.